글
1화_비전은 결코 행복(Happiness)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비전(Vision)은 긍정적인 면,
미래에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희망적인 이미지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비전은 어떠한 환경변화에도 도착해야 하는 목적지이며, 사람들에게 주어진 임무의 도착점이다.
그 여정까지 가기 위해 우리는 많은 난관에 봉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그 난관과 역경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비전을 수립하는 경우가 많다.
비전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크고 담대하고 도전적인 목표라고 "Good to Great"를 쓴 짐 콜린스 선생이 말하지 않았던가 "크고 담대하고 도전적인"이라는 말은 선언하고 공유하면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의 많은 기업들은 비전을 선포하고 눈에 보이게 하고 이를 가슴에 새기면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말하고 있다.
마치 2000년대 중반 우리 나라를 강타했던 베스트셀러 "The Secret"처럼 머리 속으로 되새기면 개인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현실은 다르다.
기업의 비전은 어렵고 힘든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기에 많은 구성원들의 노력과 희생을 요구한다. 그리고 기업이 비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그 열매를 구성원들과 함께 누리겠다는 선언이 비전선언문이다.
기업은 구성원들에게 지금 당장 행복 하라고 비전을 수립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 가려는 목표가 이렇게 어렵고 도전적인 목표이니
우리 모두 힘을 다해야 나갈 수 있다는 일종의 주지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비전에 대한 오해가 우리 주변에 많다고 할 수 있다.
비전을 수립하면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비전대로 될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 잡힌다. 곧 우리가 그 과정대로 나가면 비전처럼 좋은 회사가 되리라는 아주 긍정적인 환상 말이다.
더욱이, 요즘 직장인들은 학생 때부터 선배 세대가 알려준 생각의 프레임대로 교육을 받고 자라왔기 때문에 8,90년대 대한민국 기업의 사고관을 어느 정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거침없이 성장궤도를 달려온 우리 선배들의 기업 성장 가치관은 더 이상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그 프레임 위에서 비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원가우위를 기반으로 수출주도형 경제, 대기업 기반의 직장에서 살았던 아버지, 어머니들의 가치관이 아직도 시대착오적으로 남아 있다.
이제는 비전을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다르게 본다는 이야기는 비전 선언문을 더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다니는 많은 기업들은 설립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자포스(Zappos)의 설립자 토니 세이처럼 기업의 분명한 철학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회사를 세우지는 분명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은 엄혹한 시장경제라는 테두리 안에서 기업을 일으키는데 성공한 사람들이다.
장사라고 폄하하건 곧 망할 거라고 비판하건 많은 기업들은 살아가고 있고,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과 함께 비전을 논할 것이다.
물론, 설립자가 아니라 2세, 3세 혹은 CEO도 여러 가지 이유에서 구성원들과 비전을 논의할 것이다. 그리고 그 비전을 의사결정하고 비전을 선언하면 이는 기업을 구성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환상이 아니라 짐이 되어야 옳다. 마음의 힘이 되는 짐 말이다.
2000년대 중반 내가 근무하던 직장의 모기업에서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마음의 힘이 되는 마음의 힘”캠페인 말이다.
그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당대 최고의 배우 중 한명인 최민식이 회식을 했는지 술을 먹고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노래를 한다.
노래는 김수철이 작곡한 "젊은 그대"이다.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가 살고 있는 저 언덕 너머 내일의 희망이 우리를 부른다."
그렇다면 비전을 선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아직 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아직 팔팔하기 도전할 수 있는 청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딪치고 찢길지언정 넘어져도 앞으로 나갈 힘과 용기가 있다는 것으로 선포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구성원 모두는 저 언덕을 넘기 위해 힘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많은 기업들은 비전을 수립할 때 구성원의 의견을 많이 물어본다고 한다.
비전 수립과정 자체에 전 직원 설문조사와 구성원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내가 참여한 비전 수립과정에도 되도록 많은 구성원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이벤트들을 많이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 과정에 참여한 구성원은 귀찮아 했고 성토대회로 일관했다.
현실의 문제점들만 늘어 놓고, 우리가 보기엔 허황된 미래상만 그리다 회의를 끝냈다.
현실은 늘 슬프고 어렵지만,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는 의도의 설명은 그리 공감을 사지 못했다. 담당자로서 정말 암담한 순간이었다.
구성원이 역경을 극복해낼 의지가 없다면, 비전은 더 이상 축복이 되어 우리에게 실현될 수 없고 그저 이루지 못할 한 순간의 꿈으로 전락할 것이다.
비전의 슬픈 현실이자 한계인 것이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비전의 제안자인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비전의 진정함을 알려주지 못한다면, 비전은 그저 회사 사무실 공간 한 켠에 갇힌 액자 속 문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비전은 우리에게 현실의 행복을 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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