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행복(Happiness)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행복(Happiness)은 우리 시대 직장인들이 언제나 동경하는 단어이며,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누리고자 하는 의미라고 한다.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마치 마스크와 같은 논리다. 한 동안 메르스가 유행하여 대중 교통을 이용하거나, 거리를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은 정작 병에 걸린 사람들이다.

감기 환자들이 감기 전파를 막기 위한 타인에 대한 배려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맞다.


비전(Vision)도 마찬가지다. 비전은 도달해야 할 구체화된 미래상이며, 이는 결코 행복(Happiness)이 될 수 없다. 해프닝(Happening)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비전은 축복이다. 

축복의 영어단어는 Blessing으로 이는 피를 상징하는 Blood와 어원이 같다.

피를 흘려서라도 달성해야 하는 우리의 가치이자 미래상인 것이다.


내가 여기서 굳이 Happiness와 Happening의 어원이 같음과, Blessing과 Blood의 어원이 같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Vision이 영미권의 경영학에서 도입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경영학에서 이야기하는 가치관 경영은 구성원들이 단순히 행복하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과 회사가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루고자 하는 가치를 구체화된 미래상으로 만들고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비전은 역경을 이겨낸 자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이다.

타인이나 환경에 지배를 받아 행운(Fortune)대로 움직여지는 행복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개인의 비전을 위해서는 노력하지만 회사의 비전을 위해서는 그리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그 이유를 자본주의 프레임에서 찾고 싶다.

기업의 이윤 추구의 최종 목적지가 "주주이익의 극대화"라는 아주 명쾌한 정의를 현대인들은 어린 시절 학교에서부터 배우고 자라났다.


이는 기업의 태동기에 기업을 설립하기 위해 노력했던 설립자와 그와 함께 했던 조력자들에게는 분명 공감되는 이야기이긴 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주가차익을 얻어가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기업 구성원이 일한다는 점은 쉽게 공감하기 어렵다. 


이 점을 적나라하게 꼬집어 낸 책도 있다. (주식회사 이데올로기 참고)



주식회사 이데올로기

저자
마조리 켈리 지음
출판사
북돋움 | 2013-03-0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일하지 않는 주주 몫은 ‘이익’인데, 왜 직원 몫은 ‘비용’인가...
가격비교



또한, 회계이론 중에 주주이론과 기업실체이론이라는 두 가지 명제가 존재한다.

주주이론은 기업에 돈을 댄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운명을 이야기한 것이고, 기업실체이론은 기업 자체를 하나의 생명체나 유기체로 판단하고,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자는 기업의 실체를 정의한 것이다.




회계이론

저자
박호근 지음
출판사
한성문화 | 1999-04-23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무사 2차시험 대비 수험서. 재무회계의 이론적 기초, 자산평가...
가격비교



하지만, 현재의 우리는 회계이론 중 주주이론에 몰입되어 있다.

마치, 심리학으로 따지면 아들러보다는 프로이트에 몰입해 있거나, 동양철학으로 따지면 도가보다는 유가에 몰입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제학파로 따지면 시카고학파가 국내 모든 경제학계를 장악하고 있는 것과 같다.




미움받을 용기

저자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
출판사
인플루엔셜 | 2014-11-1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당신의 가치관을 뒤흔들 ‘새로운 고전’의 탄생!★ 2014 아마...
가격비교


우리를 지배하는 한 가지 프레임에 몰입해 그 주장이 마치 진리인양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태도가 우리 시대 회사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의 격차를 만드는 결과를 나았다고 볼 수 있다.


차츰, 그 동안 진리로 받아들여져 왔던 사항들에 대해 의심하고 탐구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하지만 과거 기독교가 유대인이 종교에서 로마 가톨릭이 되기까지 엄청난 박해 속에서 시간을 흘려 보냈던 것처럼 세상의 프레임이 변화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많은 기업의 의사결정자 분들이 계시겠지만, 정작 그 분들도 개인 프로필에는 학력과 경력을 반드시 넣고, 많은 관리자들이 자신의 직함을 자기가 말하는 소개 방식을 보면 그리 쉽게 세상이 바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의 어느 천재 소녀가 하버드와 스텐포드에 동시에 합격했다고 나라의 모든 언론이 설레발을 치던 모습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사고의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잊지 말고 때를 기다리자. 

세상의 이데올로기는 변하기 마련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