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우리는 비전이 결코 환상이 되어선 안 된다 말했다.

그리고, 비전이 우리에게 짐을 주고 희생과 노력을 요구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오늘은 비전(Vision) 수립과 더불어 항상 이야기되는 미션(Mission)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비전 수립을 하면서, 미션을 함께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비전은 보통 구체화된 미래상을 말한다면, 미션은 우리가 수행해야 할 연속적인 과제, 기업에서는 업의 본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는 여기서 조금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왜 비전(Vision)을 수립할 때 미션(Mission)을 함께 이야기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회사는 비전을 수립할 때 비전의 위에 미션을 군림하게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다른 회사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임무로서 미션을 비전, 즉 구체화된 미래상의 과정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요즘 여러 회사를 보면 그 트렌드가 비전과 미션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주요 회사의 비전 선언문 구분표)

 

이유야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비전선포 후 비전 기한에 맞춰, 주기적으로 비전을 새로 수립하기가 쉽지 않고, 목표를 명확하게 만들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고 보니 그렇게 혼합해서 선언문을 작성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경우, 약간의 문제 아닌 문제가 발생하는데, 수립된 비전의 하위 단계로 적용되는 중장기 기업전략과의 연계성이 타이트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요즘처럼 변화가 많은 시기에 리스크(Risk)를 줄이는 차원으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 말할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 비전이 외부 환경에 취약하고, 도전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은연중에 자인하는 것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미션으로 구분할 경우, 미션은 비전을 달성하기까지의 임무가 된다. 가령, 2020년까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미션이 될 수 있다.

이 때 미션은 전사적인 미션을 따로 구분하기 보다는 일종의 핵심사업의 정의가 된다.

 

반대로, 비전 위에 미션이 군림하는 것은 보통 한 가지 비즈니스를 오랫동안 해온 기업이자, 설립자가 한 업계의 장인으로 통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라면 현대자동차는 물론 대기업집단으로 관련 다각화를 이야기하겠지만, 그들의 미션은 움직이는 것, 통상 자동차라고 보면 된다.

 

일본 기업 혼다는 자기 업의 본질 "모터"라는 기관으로 핵심키워드화 함으로써 관련 사업 다각화를 통한 목표 달성의 과정에도 의미 부여를 항상 우선순위에 놓고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혼다가 비단 자동차 뿐 아니라, 배나 비행기, 그리고 모터사이클에서도 높은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업의 본질이 되는 핵심키워드가 존재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기업 전체의 미션 아래 본부나 팀 단위의 미션이 존재 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총 2번의 비전작업을 어깨 넘어 지켜보기도 하고, 또는 직접 참여하기도 했는데 첫 비전작업을 볼 때에는 기업이 한 가지 핵심키워드인 "업의 본질"을 놓고 항구적인 미션을 만들어냈으며, 이를 가지고 2010년까지의 비전목표를 수립했기 때문에 당연히 비전 이후에도 우리 회사가 가지고 가야 할 업의 본질 근본적인 활동들은 변화하지 않았다.

 

그리고, 업의 본질 아래 각 사업단위 별로 기능에 적합한 미션을 영속적인 개념으로 수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인 2020년 비전을 수립할 때는 하나의 기업 안에서 관련성이 없는 다양한 사업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전을 미션과 동일선 상에서 수립할 수 밖에 없었으며,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비전선언문이 형이상학적이고 소위 벙벙할 수 밖에는 없었다.

 

비전선언문이 일반적인 문장으로 흐르다 보니, 결과적인 성과목표인 매출액과 이익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담당자로서 이런 상황에서는 분명, 각 사업본부나 팀 단위의 미션이 더욱 중요한 것인데 이를 간과했던 것은 두고 두고 아쉬운 측면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장인이라는 사람, 현대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전문가라는 사람은 일생 동안 한 가지 업무에 매진하는 사람이다.

오직 그 일에만 몰입하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은 정말 잘 해낼 수 있으며 시장변화에 따라 약간의 관련 다각화를 진행한다면, 변화에도 어느 정도는 굳건할 수 있다.

   

요즘 HRD에서 이야기하는 T자형 인재가 이와 부합하지 않나 싶다.

반면, 나처럼 완전한 월급쟁이, 즉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도 존재한다.

직무에 개념이 모호하며, 사안에 상관없이 오더를 받아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문서를 작성해서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다.

 

나 같은 사람은 직무 전문가라기 보다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회사에 속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처럼 비전문가인 사람에게 회사의 미션(Mission)은 무엇인가.

직무전문가의 경우는 본인의 직무를 최고로 갈고 닦아 그 분야의 고수가 되는 것이 미션(Mission)으로 명확하겠지만, 비전문가(Generalist)의 경우는 회사의 비전에 몰입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Specialist) 개인의 비전(Vision)을 회사의 비전(Vision)과 일치시키는 것에는 직무전문성 확보가 미션(Mission)이 되겠지만, 비전문가(Generalist)는 전문가의 역량을 회사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시키는가가 주된 미션(Mission)이라 할 수 있겠다.

 

두 가지 분류에 따른 차이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미션(Mission)은 분명 일(Job)이며, (Job)은 비전(Vision) 달성을 위한 책무(Mission)이다.

 

전문가들이 각자의 스타일 대로 개인의 길을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조율하고 회사의 방향으로 연결하는 것이 경영자와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직무를 가진 사람들이 해야 할 미션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미션은 중요하며, 비전을 다루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바늘과 실과 같은 존재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미션이 수립되고, 공감되지 않는다면 비전은 정말 환상에 불과하다.

 

CNN 설립자 테드 터너가 말했다는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의 핵심은 비전이 아니라 미션이다.

 

비전으로 가는 길은 Mission complete이다.      

                                   

 

다음 시간에는 일(Job)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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