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데이터 기반의 고객 이야기를 했다.

그 분야는 내가 가진 지식이 별로 많지 않아 차별화된 글이 아니었다.


그리고, 오늘은 오프라인 매장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오프라인 매장이라 해도 아는 실무상의 경험은 한정적이다.


내 글의 경우, 비교적 실무적인 경험을 글의 소재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빈 틈도 꽤나 많다. 이 부분은 몇 안되게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시작해보자.


일단 나는 매장 개설 담당 실무자는 아니다. 내 포지셔닝은 언제나 검토 심사 실무자다.

그래서 먼저, 개설 담당자가 매장 후보지를 물어보면 어떤 방식으로 검토하는 지를 협의한다.


이때, 회사 내에 표준적인 매장 개설 프로세스와 검토 기준이 있다면 참 좋겠지만, 아마

그렇지 못한 회사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매장 오픈 검토 프로세스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

적으로 한 꼭지 하고 글을 마치려 한다.


영업자가 매장 후보지를 물어올 때 먼저 생각을 하고 오는 포인트는 거의 2가지다.


상권 하고, 주변 임차료(임차보증금+월임차료)를 가지고 이 가게를 얻으면 수익이 날지 안 날 지

를 판단해서 가지고 온다.


신도시에 최초 입주하는 상권이나, 외곽의 오픈하는 멀티 유통 아웃렛의 경우는

2가지 이유 이외에 여러 가지 이유가 공존하겠지만, 일단 기본적인 요소는 그렇다.


매출 목표 검토


일단 영업자가 들고 온 2가지 요소 중 임차료 부분은 우리가 초반에 검토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

나중에 손익 챙겨보고 NEGO를 요청해도 늦지 않다.(물론, 실무자는 힘들어하겠지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검토 포인트는 매출 목표의 정합성이다.

내가 실무 경험자로서 생각하는 매출 목표 검토 포인트는

1) 윗 사람들 설득할만한 논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2) 산출근거가 얼마나 신뢰를 가지고 있는

가 이다.


매출이 정확해야 하는 거 아니냐도 묻는 사람들 있겠지만

매출 목표 산정의 정확성은 아마 며느리도 모를 것이다.


그리고 매출 산정에 주로 사용했던 방법은 3가지다.


1. 유동인구에 의한 매출 추정 (예상 입장 고객 수 * 입장 구매율 * 객단가)

1) 먼저 후보지 주변에 집객시설, 후보 건물이나 후보 건물이 신축 중일 때는 양 옆 건물, 앞 건물의 일평균 이용객수를 산정한다.

이 때, 데이터 없으면 알바 써서 한 5~10회 정도 찍어라. 그 돈 없으면 그 동네 입점 업체에서 좀 얻어라.

2) 건물 입장 고객 수 대비 구매율은 이미 입점한 업체가 있으면 데이터를 얻기가 좋은데, 없을 경우는

통상 비슷한 상권 내 우리 매장의 데이터를 이용한다.

필자의 경우 입장 구매율을 주중은 2%, 주말은 3%로 수준으로 산정했다.

3) 객단가는 경쟁 매장보다는 우리 매장 이용고객의 객단가가 중요하며, 동일 수준의 상권이면 좋다.


유동인구의 매출 추정은 반드시 주중과 주말을 구분해서 산출하고, 이렇게 일 매출을 추정한 다음

영업일수에 맞춰 한 달 매출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연매출을 산정한다.


장점은 주변 시설에 대한 특성화가 잘 반영될 수 있지만, 입점 후보지의 면적이나 상태, 그리고

우리 매장만의 차별화 요인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다.


2. 평효율 방식(비교점 평효율 * 후보지 영업면적)

1) 입점 후보 매장과 최대한 비슷한 입지와 면적의 매장을 2곳 정도 선택하여 그 점의 초기년도 매출을

확인한다. 그리고 평당 매출로 전환한다.

2) 후보지의 영업면적을 평당 매출에 곱해서 예상 매출액을 산정한다.


장점은 시장에서 발휘되는 우리 매장의 능력치를 반영하지만, 경쟁 시장 와 입지 반영은 떨어진다.



3. 내점률 방식(예상 상권 내 인구수 * 예상 내점률 * 객단가)

내점률 방식이 매출 산정이 가장 어려운데, 주로 베드 타운이나 주변 택지가 발달한 곳에서 활용

된다.

1) 일단 예상 상권 거주자가 우리 전체 매출의 몇 %를 차지할 것인가를 정한 후

지역상권에서 거리를 측정, 해당 인구수와 내점률을 곱하면 예상 내점률이 나온다.

예를 들면, 매장 주변 500M~5KM까지를 500M 단위로 구분하여 내점률을 산정한다.

이 때 회원은 비회원과 구분하여 내점률을 산정하기도 한다. 500M는 회원 7%, 비회원 3% 수준

5KM라면 회원 1.5%, 비회원 0.5% 정도의 내점률을 산정한다.

2) 산정된 내점률에 객단가를 곱해서 매출액을 산정한다.


작성하고 나니 내점율보 다는 구매율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할 듯 하다. 하지만 그냥 간다. 귀찮다.



매출 산정의 적정성 검토는 위의 3가지 방법 중 적어도 2가지 방법 이상을 사용하며, 필요한 경우 평균치를 가지고 검토 의견을 제출한다.

오픈 담당자가 들고 온 매출 산정치 와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검토 담당자에게 필요한 것은 정확성이 아니라 논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확성으로 승부를 보자면 우리는 비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해서 밥벌이하는 사람은 감이 아니라 철저하게 논리에 몰입해야 한다.



매출 검토를 진행하고 나면, 손익이나 투자 관련 내용은 자연스레 따라 나온다.

계약 관련 검토는 법무담당자와 협의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면 된다. 그리고 그런 것은 케이

스마다 다르기 때문에 글로 안내하기도 어렵다.


다만 검토담당자는 사업타당성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NPV, IRR에서 결론을 얻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운전자본(Working Capital)이다.


운전 자본 검토


쉽게 말하면 돈이 묶이는 정도를 확인해야 투자 현금회수가 언제 끝나는 지를 알 수 있다.


운전자본은 매입채무가 많을수록, 재고와 매출채권이 낮을수록 유리하다.

들어갈 돈을 늦게 줄수록, 받을 돈을 빨리 받을수록 유리하단 이야기다.


1. 매출채권

1) 매출채권은 매장별 연간 외상매출금 잔액을 확인한다.

2) 필요하다면, 신용카드 매출이나 받을 어음 잔액도 확인해야 한다.

3) 그리고 동일 기간의 매장 연간 매출을 매출채권의 합산(외상매출금, 신용카드, 받을 어음 등)

으로 나눈다.

4) 연간단위니 이를 365일로 나누면 매출채권 회수 기간일이 얼마나되는지 알 수 있다.

만약 회수 기간이 7일이라면 7일/365일은 2% 정도가 되고, 연간 매출액의 2%는 늘 매출채권으로

달고 가는 수준으로 보면 된다.


2. 재고추정

1) 우리 매장의 연간 재고자산을 확인한다.

2) 우리 매장의 연간 매출액으로 나눈다.

3) 재고자산회전기간을 매출채권 회수기간과 동일한 방식으로 구한다.

4) 신규점의 매출 목표에 곱하면 재고잔액과 연도별 재고금액의 증가도 예상할 수 있다.



3. 매입채무추정

1) 연간 매입채무 잔액을 확인한다.

2) 연간 매입금액을 확인하고 이를 매입채무 잔액으로 나누면 매입채무 지급기간이 나온다.

3) 매출액과 연계하면 입점 후보지의 예상 매입채무 변동을 알 수 있다.


이게 사실 별거 아닌데 왜 검토하느냐 하면

현금흐름회수의 문제도 있지만, 검토 과정에서 우리가 매장에 투여할 재고투자와 운전자본에 대한

기준점을 확실하게 해준다는 의미가 있다.


실제 오픈 후 매출이 생각보다 안 나올 때 재고자산이 지속적으로 예측매출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재고를 줄일 필요가 있고, 이는 공간 활용 이슈를 불러올 수도 있다.


매출채권이 우리의 기준점보다 많이 달려서 지속되는 경우는

문제 발생 소지가 있음을 알려주는 사전 신호로 파악될 수 있다.


우리가 매장을 철수할 때 재무적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검토의 기준점을 제공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차피, 회사에서 나와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이다.


의사결정은 경영진이 하는 것이지만, 논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검토해서 지원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수준과 충실도가 요구된다.

영업이나 스페셜리스트 입장에서는 복잡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절차라고 하겠지만, 경영진의 실수와 오판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면 필요악으로 존재해야 하는 것이 우리다.


반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검토 의견에 의도가 반영되는 것이다. 우리는 객과적으로 검토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이지, 의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다.

의도는 정치다. 사무직 중에 사내 정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의사결정 지원 의견은 논리로 접근

해야지 의도로 접근하면 매우 위험하다.


그리고 사고가 의도 안에 갇혀서 사무직 생활을 오래하면, 논리를 잊어 버리게 된다.

어떤 사안이던 의도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점점 강해진다. 사내 정치가가 돼버리거나, 줄을 선 것

이다.


정치의 소망은 집권이다. 그게 국가 정치든, 사내정치든 마찬가지다.

집권에 실패하면 물러나야 된다. 의사결정 지원은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야 한다.


제발 그래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슬픈 게 우리다.


오늘 생각보다 기술적인 내용 몇 가지고 글을 썼다.

적고 보니 표 하나 없이 서술로 기술을 설명한 것 같아 불편하다.


매장에 대한 지엽적인 주제를 잡은 것이 흠이다.

좀 더 큰 주제를 얼른 잡아야 되겠다.


그래서 내일은 물류와 전산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별 일 없으면 내일 또 한 꼭지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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