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소셜커머스를 자주 이용한다.

물건이 저렴하기도 하지만, 배송이 정말 빠르다.

왠만한 인터넷 쇼핑몰은 명함도 못 내민다.


소셜커머스도 이제 슬슬 시장 내 플레이어 들 사이에 격차가 나기 시작한 것 같다.

매일 매일 상품DB 업데이트 하는 것도 바쁠텐데, 배송까지 전쟁이니

그야말로 유통의 격전지가 아닐 수 없다.


소셜커머스도 요즘 한 업체가 물류에서 이슈를 일으키며 세간에 말들이 많다.

나도 그 서비스를 몇 번 이용해봤는데 업자 입장에서 보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하고 편리하다.

오히려 배송기사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드는 정도의 서비스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할 물류를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정말 물류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시장 플레이어라는 생각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물류는 물동이라고도 하는데 물건이 문제없이 지속적으로 흘러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접하게 되면 경제학원론 책 맨 처음에서 맞닫뜨리는

FLOW와 STOCK의 개념을 정말 확실하게 인지하는 시장 사업자가 아닐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은 재고이슈와 더불어 물류에서 필요한 것은 커다란 물류센터라고 생각하고 있고

업계에서 허브물류센터가 존재하고 서브들이 균형을 이루는 일종의 거대한 선단 같은 구조를 생각한다.


물류는 그 단어 그대로 잘 흐르는 것에 촛점을 맞춰야지 쌓아놓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물류는 창고를 만들지 않고 소비자가 선택하는 즉시 제조부터 배송까지가 이루어지는 것이 극단적으로 최고의 물류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규모의 경제는 고정관념이 인식된 현재의 의사결정자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겐 거대한 물류센터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물류투자설비가 필요한 것이다.


SPA업체 중 ZARA가 매장 판매 데이터를 보면서 제조와 DHL배송으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장안에 소문이 자자한데, 세상 모든 것이 꿈보다 해몽이라고 어느 정도까지 깊은 숙고와 고민을 가지고 운영되는 프로세스인지는 정말 까보고 싶다.


사실 물류센터는 건물이나 투자설비, 도로사정보다 중요한 것이 프로세스설계라고 본다.

물류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을 잘 쌓는 것보다, 얼마나 물건을 빠르게 입하, 분류, 입고하는 것, 고객에게 원하는 시간에 배송하기 위해 물류센터에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출고, 출하하느냐는 것이다.


아무리 거대한 공간과 효율적인 적재를 가지고 있는 물류센터라 하더라도,

상하차가 원활하지 못하고 하루 2번 정도의 출하로 배송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건 물류팀의 자랑일 뿐이지 기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되지 못한다.


그만큼 요즘 물류의 중요성은 물류허브가 아니라 점단위, 혹은 거점 단위를 세분화하여 얼마나 고객에게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래서 요즘 물류는 간혹 대리점이나 직영유통망을 지역거점으로 활용하고 지역거점물류에서 고객에게 배송하는 스타일로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트랜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거점에서 고객에게 접근하는 요인은 쿠팡처럼 직영 배송기사를 채용하여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쉽게 격차를 벌이기 어려운 요인이 되고 있다.


바야흐로 물류서비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만들어낸 경쟁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거대한 강물처럼 흐르던 물류를 물류센터라는 댐이나 보로 가두다 보니,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핸 차별화 요인으로 지류들을 다양하게 만들지 않으면 정작 고객에게 다가갈 수 없는 것을 알고 변화하게 된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 물류서비스 시장이라 할 수 있겠다.


과거 창고에서 벗어나 최첨단으로 거듭난 물류가 늘상 함께 해온 동지가 있으니 그건 바로 전산시스템이다.

재고의 추적, 실재고와 전산재고의 일치, 매장 내 로케이션 등 실물유통이 금융유통과 함께 기업의 정맥과 동맥 같은 역할을 하면서 회계시스템 못지 않게 물류시스템도 각광받는 투자분야가 되었다.


더욱이, 이제 O2O서비스모형 같은 것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실물진열의 위치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상용화가 멀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현실의 반대편에서는 물류센터 입출하시 아직도 많은 인원들이 바코드 스캐너를 손에 쥐고 하나 하나의 상품을 찍어대고 있으며, 물류재고 오류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휴먼 에러라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공간 한 쪽 뒤퉁이에 세워놓은 재고더미를 찍었는지 안 찍었는지, 이중으로 찍고 다음날 재고 안 맞으면 멀쩡한 진열 재고를 센터로 내보내고 다음 날 Backyard 정리하다 재고를 찾아 다시 정리하는 웃지 못할 일들을 우리는 실제 업무에서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물류센터의 완전 전산화를 이룬 기업은 아무도 없다. 


그게 그 돈을 쳐들이고 만들어낸  물류센터와 시스템의 현주소다.

한 쪽에서는 400억 짜리 물류센터 공사를 완료하고 이제는 완벽하다 선언했는데

반대쪽에서는 바코드 스캐너 2번 찍거나, 대충 찍어보니 안 찍힌다고 판매가격 수동입력란에 바코드 입력하고 상품코드 입력란에 가격정보 쳐넣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이야기다.


한 마디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물류는 프로세스로 해결해야지, 설비투자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관점은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물류 프로세스 전문가는 정말 찾아보기 어렵다. 물류 컨설팅 해주는 인간들은 내가 아는 한 거의 모두 센터 설비 팔아먹은 장사치다.

그들에게 뭘 기대하기는 어렵다. 매장이나 우리 운영의 문제는 쳐다보지도 않고 물류팀과 물류센터의 흐름만 만족시키는 프로세스만 디자인한다.


쿠팡이 잘 하는게 물류를 서비스화 했다는 점이다.

직영 직원으로 채용하고 서비스 매뉴얼 같은 것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배송기사가 바뀌어도 서비스 품질이 균질하다. 온라인 채널의 고객접점을 확실하기 파악하고 차별화한 것으로 보인다.

포인트 있는 접근이다.


이제 물류도 서비스의 시대로 관점 전환이 확실하게 이루어질 것 같다.

물류서비스이 이원화가 분명하다. 콜센터가 지원단이라면 고객접점은 배송기사다. 

물류센터의 첨단화 시대는 이제 지나가고 있어 보인다.


우리는 대한민국이고 국토의 면적이 좁으며, 대면서비스를 좋아라 하는 민족이다.

아마존처럼 드론으로 배송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버리는 게 좋다. 차라리 자포스 쪽을 선택하는 게 나을 것이다.

그렇다면, 물류서비스 시대를 맞이하는 관점에서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배송기사도 감정 노동자가 된 시대에 그들에게 품격을 더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배송기사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하는데, 다음 번에는 우리 직원에 대한 이야기를 좀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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