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문제적인 이슈로 찌라시의 방향성을 확실히 하고자 하는 우리는 이번 주제로 "경쟁브랜드 입고 출근하는 구성원들에 대한 시선"에 대한 화두를 던져보고자 한다.

무의식이 색안경

필자의 이전 회사의 경우, 
사무실 복도를 늠름하게 가로지르는 택배기사가  배송하는 책의 포장이 Y사나 I사라면
지나가는 모두가 수인인의 이름을 포장박스가 뚤어져라 쳐다보게 된다.

물론, 여타의 사정은 모두 존재하기 마련.
"우리 회사에 그 상품이 품절이다. 벤치마킹용이다. 경쟁사의 배송은 얼마나 빠른지 테스트해봤다."

하지만 우리에겐 조직에 입사하면서부터 자연스레 착용되는 
무의식의 색안경이 있다. 절대로 벗을 수 없는 동화책 빨간 구두와 같은 것 말이다.

브랜드. 그리고 업(業)의 본질


이 점이 바로 브랜드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평생을 업보로 삼고 지내야 할 운명이다.
난 우리 회사 오기 전까지는 책이라는 상품을 보면 밑바닥만 쳐다봤더랬다.

*참고 : 도서는 책을 세워놓고 밑부분에 찍힌 도장을 보면 어디서 구입했는지 추적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제는 출퇴근 지하철 한 켠에 앉으면 맞은 편에 앉은 사람들 다운하고 운동화가 보이더라. 
풋! 얼어죽을 소심함 같으니라구...

하물며, 회사 사옥에 들어서고 나서야 오죽하랴~
이제는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복장까지 눈이 가게 되더라.

복장 착용의 유형

이전 직장에서 즐겨입던 아디다스 다운이 있다. 일명 근무복..
겨울 내내 양복정장 위에 입고서 다니고 겨울 끝나고 한번 세탁소에 맡겼다가 다음 해 겨울에
다시 꺼내 풀가동하는 푸른 다운이 있었다.

그리고 겨울에 입사한 나는 늠름하게 그 다운을 계속 입고 다녔다. 흐흐흐...

고백한다.
처음에는 다운 살 돈이 없다고 우겼다.
그리고 기왕에 있는 데 묵힐 수는 없지 않느냐고 우겼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다. 한달. 두달.... 세달.....
2층 미르홀에서 패밀리행사를 한다....

누가 말한다. "이번 기회에 하나 해야지?!" 
그렇게 나의 늠름한 푸른 아디다스 다운은 나와 헤어졌다.... 슬픈 이별이야기다...

그리고 났더니 이제는 경쟁 브랜드 입는 우리 직원을 보면 눈에서 열감지 적외선이 발사된다.
전역 이후 잊었던 야간투시경을 다시 쓰고 다니는 것 같은 내가 놀랍다. 소머즈다. 완존!

우리 회사 복장 착용 유형은 필자가 보기에는 크게 4가지다.

1) 민족주의 형 : 우리 브랜드나 상사 구성원인데,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자기브랜드이거나 상사의 경우 언제나 정장이다.
2) 러브 아시아 : 아시아를 하나로 묶어 보는 약간은 개방적인 스타일로 우리 회사 브랜드는 모두 섞어 입는다.
3) 자유주의 형 : 난 자유로운 영혼, 스포츠가 아웃도어가 아닌 캐쥬얼과 여타의 패선 브랜드를 고수한다.  
4) 자아분리 형 : 꼭! 경쟁사 브랜드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난 그게 더 좋으니깐!(열적외선 발사대상) 

우리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언제나 문제적인 입장으로 돌팔매를 맞을 각오가 되어 있다.
사내연애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지난 번에 견지했다면, 오늘은 민족주의적 노선을 펴겠다.
나의 아디다스 다운을 그리워하면서 말이다. 흐흐흐!

우리 회사 브랜드를 입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 브랜드를 입고 강력하게?! 출근하는 자세는 무엇인가?
우리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그렇게나 떨어지는가?

팔 때는 안 그러더니, 자기가 구입하려고 하니 갑작스레 제로-베이스 상태로 돌아가 심지어는 고객의 심리를 발휘하게 되는가?
그리고, 나는 판매만 하는 사람이라던지, 아님 나는 다른 부서 사람이니 상관없다는 타산적 몰입이 일어나는가?

이 시점에서 갑작스레 구연의연한 케네디 대통령이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가 무얼 해줄 지를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라."

비양심적인 인간들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물론, 사람이 하는 모든 일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고 사정이 있음은 분명하다.
히자만! 중요한 것은 그 틈을 노리고 들어오는 잘못된 관점이 존재한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다.

회사의 조직문화 활동에서 가장 시급하게 고려하는 요소가 예의범절과 매너라고
누구나 이야기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열외의식과 비양심적인 행동은 배려의 대상이나 상황마저 뭉개버린다.
그리고, 다 나쁜 인간으로 도매급에 넘겨버릴 만한 마녀사냥 프레임을 제공한다.

지금은 마녀 프레임 시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무의식이 바로 사람들의 분열과 패거리 문화를 조장하는 마녀 프레임이다.
우리 모두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예외일 수 없다. 필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프레임을 목격한다.
필자조차도 모르는 사이에 대화 중에 마녀 프레임을 사용한다.

* 마녀프레임 : 문화평론가 이택광선생의 책"마녀프레임"에 나오는 용어로 대중이나 다수가 권력이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반대파를 마녀로 몰아가고자 여론을 형성하는 논리를 지칭한다.


결국은 인품과 신뢰이다!

마녀프레임의 태동은 비양심적인 행동이고 이에 따른 상호간의 불신이다.
이 프레임에 한번 엮이면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계속되고 벗어나기 쉽지 않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품이고 신뢰이다. 우리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보일 수 있는 자세.
상대방을 선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연습, 그리고 내재화로 무의식 속에서도 상호신뢰할 수 있는 풍토.
이런 것들의 선순환의 연결고리, 즉 신뢰프레임이 필요하다.

오늘의 결론은 사람에게서 찾겠다.

"인지상정"이다. 현재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유보다는 신뢰다. 무엇이 우선적인 덕목인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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