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부는 11월은 공채 시즌이 막바지이다. 
내년 2월 졸업예정자들은 무소속을 피하기 위한 몸부침이 한창일테고
더불어 이직하는 경력자들에게 지금은 시즌이 한창이다.

물론, 능력자들의 이직은 언제나 가능하겠지만, 
필자같은 제너럴리스트(시키는 일을 마다않는 월급쟁이)는 실력보다는 
회사과 직무라는 배경이 무기가 되기 때문에 이 시기를 통해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

이직시장은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보통인데, 첫째로 연말을 이용해 경력직을 채용하는 경우는 
내년이 되면 인력계획에 발목이 잡혀 충원이 어려워질수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얼른 인원을 채용하고 일을 하면서 내년을 맞이하는 전략이고, 
두번째로 신규사업을 하거나 성장 중인 기업은 보통 초봄이 오기 전에 사람을 세팅하고 신규업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조직개편과 인사이동과 더불어 이직이 많은 이 시기는 동료와 주변을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을 다시한번 정리하는 시기이다.
회사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일을 하는 장소이다 보니 만남의 시작과 끝맺음이 반드시 있기 마련인데 
그 대처방법에 대해 오늘도 주관적 의견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1. 나가는 사람의 입장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묻지 않겠다. 일단 이직하게 되었다치자. 그럼 곰곰히 생각할 것이다. 언제 이야기할까를 말이다.
진저리처지는 지옥같은 곳이라면 엿먹어보라는 심정으로 팀 사정이야 어찌되건 말건 보름 전에 이야기하고 
인수인계는 대충 서류 파일을 넘긴 다음 남은 휴가를 몰아 사용하려고 할 것이다. 일반적인 루틴이다.

하지만, 이 나라는 좁다. 인생 살면서 회사 사람들 안 마주친다는 보장 없고, 
살다보면 다시 엮이게 될 가능성도 남은 인생 수십년간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런 루틴은 한번의 시원함와 불행의 씨앗을 동시에 만드는 복수영화의 전형이다.

2. 보내는 사람의 입장
보내는 사람 입장에서 역시 눈 앞의 걱정은 일이다. 나가는 사람 몫을 나누어 분담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일하고 돈 받는 전형적인 월급쟁이 마인드로서는 달가울리 없는 노릇.
하지만, 이 부분에서 전향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분명 있다. 가령 그 동안 비효율로 여겨지긴 했지만
관습상 이어지고 있었던 업무가 있다면 적절히 쳐내고 없애야 할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고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일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업무 분장의 변경 같은 걸 통해서 
후배사원들에게 다른 업무를 접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다.

일단 보내는 팀원들 입장에서는 피해의식 보다는 개혁의 기회를 삼는 것이 올바른 대처 방법일 것이다.
적어도 서로가 회사 업무 앞에서 피의자와 피해자 신분이 되서는 안 되겠다.

이제는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 중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 좀 적어 보겠다.
필자가 직장생활하는 동안 옆에서 보고, 스스로 겪으면서 안 좋았던 사례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3. 이별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나가는 사람]
    - 일단 나간다면 본인만 생각하고 괜히 정주지 말자. 괜히 여지를 주면 여러 사람 흔들린다.
    - 퇴사를 생각하는 날의 한 달 전까지는 꼭 이야기해야 한다. 기본 매너는 좀 지키자.
    - 입사도 맨 몸으로 했으니 퇴사도 맨 몸으로 해라. 다 놓고 가라. 특히 문서파일들.
    - 인수인계는 반드시 이어받을 담당자와 미팅을 통해 해결하라. 서류뭉치만 던지고 사라지지 말자.
    
    [보내는 사람]
    - 나갈 날짜 세는 사람에게 마무리 할 일을 자꾸 주지시키지 마라. 제일 싫은 말 "이것까지는 다 하고 가!"
    - 어디로 이직하는지 너무 궁금해 하지 마라. 우리의 연결고리는 이 회사일 뿐이다. "회사 나가면 다 아저씨!"
    - 환송회나 간단한 선물 정도는 하나 해줘라. 애증도 사랑이다. 끝내면서 그 정도는 해줘야지.
    - 나간 사람한테 업무 때문에 연락하지 마라. 나만 일 못하는 사람된다.


4.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아름답다. 
공중화장실가면 "남자가 흘려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보다 많이 붙어 있는게 "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아름답다." 이다.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공존하는 법. 이별할 때 제발 찌질해지지 말자. 
그리고 이별하면 또 다른 만남이 어디선가 이루어지는 법. 더 좋은 만남을 위해 우리를 돌아보고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모두가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말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