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비전 3년차다. 비전 선포하면서 2020년이 오기는 할까 했는데 벌써 3분의 1일이 지났다.
만들기는 했지만 아직 잘 가꾸지 못했는데 시간만 보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올해 새 결심으로 우리의 비전 "Global Dream Company"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한번에 모든 걸 담을 수는 없겠지만 천리 길을 걷는다는 심정으로 한 걸음씩 가꾸고 싶다.
 

1. (경영)철학이란 무엇인가

흔히들 철학을 진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철학은 진리가 이니다. 철학은 전략이다.
물론, 철학자들은 가오다시를 잡기 위해 본인이 주장하거나 옹호하는 철학을 진리인 듯 말하지만 사실 그건 이론이고 전략이다.
철학은 형이상학적인 관점에서 조직이나 사회를 관리하고 지배할 때 발휘되는 기술로서 고안된 것이다.
보통의 기업에서 전략이라는 명칭을 가진 부서가 경영철학을 관리하는 것도 철학이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을 생산한 사회에서는 전략의 변화에 따라 철학의 변환과 확장도 제법 유연하다.

반면, 이러한 철학은 만들어진 후 배포되거나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순간, 보편적 진리로 변한다.
그리고 이를 수입하는 나라나 조직은 그 철학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철학이라는 통념의 틀 안에서만 움직인다.
철학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것이 습성이 되면 기준이나 철학을 생산하는 능력은 사라지고, 이념이나 신념을 누가 끝까지 지키는가가 그 사회의 사명이 된다.
과거 조선시대를 보면 누가 유학의 프레임을 정통성있게 계승하는가가 나라의 명분이자 국운을 좌우하는 지표라 생각했다.

2. 하지만, 시대가 변한다

개념화된 통념로서의 철학은 사회에 배포되어 확장되고 보편적인 색깔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사회에서 이런 철학을 수용하는 사람과 수용하지 않고 반하는 사람들을 나누고 심지어는 계층화 한다.
반항하는 부류의 사람들은 이단으로 지목하고 억압하며 조직의 밖으로 내보내려는 경향이 심화된다.
통념이 보편화된 조직은 조직정서에 순응하는 구성원들만 남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현대 사회에서는 문제를 만들어낸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기업이라는 조직에서는 큰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유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개념화된 철학과 조직이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수용할 준비가 안된 조직 전체를 도태시킬 수 있다. 근본주의와 정통성으로 똘똘 뭉친 사회는 공멸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일상을 보면, 불과 십년 전만 해도 갈색머리로 염색하고 출근한 여성들을 보면 
색안경을 끼고 봤지만 지난 주말에 필자의 마누라는 또 어김없이 진한 갈색으로 염색을 했다.

세상이 변화하면 트렌드도 변하기 마련인데, 유학선비들처럼 갈색머리가 보편화된 세상에서
아직도 상투를 틀고 사는 것은 유학이라는 신념 안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 맞다. 

 
3. Global Dream의 의미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자유로워야한다. 진리라고 통념화된 사실들을 의심하고 탐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의 비전인 Global Dream Company가 말하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사장님께서 인용하셨던 노자의 "거피취차"(이것을 버리고 저것을)의 내용처럼
(저것인) 조직, 사회가 개념화하고 주입하려는 통념을 수용하고 그 틀에 갇히기 보다는
(이것인) 개인의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세상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선순환의 연결고리를 만들자는 Global Dream Company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4. 2015년을 맞이하는 우리

그러면 우리는 2015년을 시작하는 이 마당에 어떻게 하는게 바른 것일까

1) 유연하게 생각하고 관계로 확장하자
말이 나왔으니 하는 이야기지만 지난 연말 조직개편으로 구성원 126명의 이동이 있었다. 
그 와중에는 실무자로서 그 동안 쌓아올린 업무의 탑을 통으로 넘겨야 한다거나 자리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는 구성원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대학 지원하면서 점수에 맞춰 학부를 지원하던 시기도 아니고 완전 노(NO)답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 바깥도 세상이고, 사실 회사 내부도 좀 작은 세상이다.  변화하는 사회를 바라보듯, 변화하는 회사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생각하자.
어차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내 몫이 아니라면, 신념보다는 일상을 관리하자.

2) 근거없는 통념보다는 일상을 즐겁게 살자
개인적으로 아들이 공부를 잘 하면 이쁘고 공부를 못하면 밉다는 것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시험이라는 기준을 사랑하는 신념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필자 의견)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성과가 좋은 팀원을 사랑하는 것은 성과를 사랑하는 것이 진심이지 그 팀원을 사랑하는 게 진심은 아니다. 말은 바로 하자. 
진정으로 팀원들과 선후배를 위한다면, 성과 이전에 사람을 먼저 챙기는 내가 되자. 통념은 버리고 일상을 찾자. 

내가 기뻐야 우리가 기쁠 수 있고, 일상이 즐거워야 이념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나를 존중하듯 남을 존중하고, 고객을 존중한다면 회사 내에서의 우리의 생활도 풍요로워 질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눈뜨면 달려가고 싶은 회사"는 분명 성과를 사랑하기 보다는 나를 사랑해주는 회사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한다. Global Dream Company 말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한국 경영학의 Guru이신 윤석철 교수님이 인용하셨던 알프레드 테니슨의 The Oak라는 시가 생각났다.
결국 변화의 시대를 이겨내는 원동력은 본연의 힘, naked strength이다. 
본연의 힘으로 이 겨울을 이겨내시길 바라며 우리 모두의 건투를 빈다.

The Oak

그대들 인생을
젊어서나 늙어서나!
저 참나무처럼 살아가라
봄철에는 영롱하게
생동하는 금처럼
여름에는 풍성하게
그리고 가을이 되면
가을답게 변하여
취기에서 깨어난
해맑은 금이 되다
그의 모든 잎은
드디어 낙엽으로 지지만
보라! 늠름히 서있는
등치와 가지.
본연의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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